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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아

아마도 약물 부작용이겠지 증세가 조금 나아지면 약을 끊고 우울증과 불안증이 올라오면 다시 약물을 복용하는 패턴은 완치에서 나를 더욱 멀리 떨어뜨려놓는다는걸 알지만 그럼에도 약물에 대한 불신과 불안에 기반한 약물의존이 나를 줏대없는 환자로 만들어버린다. 약을 복용하고 30분~1시간 가량은 너무나 졸려서 자지 않으면 울고싶을 정도였다. 그런데 눈을 감아도 정신은 또렸하니 너무나도 억울한 것이다. 그러다 약물이 효과를 내기 시작하니 세상이 선명해지고 잠도 사라졌다. (피곤한건 그대로다.) 영문을 모를 슬픔이 마음을 채워오는데 그 슬픔의 출처를 모르겠다. 이제 가족들은 회복세에 들어가고 나도 안정을 찾아가고 과거는 더이상 나에게 위협하듯 찾아오지 않는데 아직도 마음속에서는 어떠한 응어리가 있길래 가끔씩 안부를 ..

일상을 지내면서 슬픔과 분노하는 장면과 말이 떠올랐고 그 뒤에는 후회가 따라왔다. 아직 나는 과거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자학을 해결책으로 삼는 버릇을 유지하고 있다. 내가 - 했다면, 내가 - 하지 않았다면, 내가 - 했기 때문에 나의 불행과 고통, 그들이 가했던 처벌은 합당하다는 괴랄한 논리가 굳건한 성이 되어 나를 가두고 있다. 어느정도 허물어진 성이지만 이따금 나의 정신은 그 성의 가장 깊숙한 지하, 고통과 슬픔이 불행을 연주하는 곳에 갇혀 음율을 베끼고 있다. 나는 초등학교 때 부터 플륫을 연주했었다. 방과 후에 연주하는 절친의 모습이 부러워 부모를 졸라 시작한 악기였다. 곧 그 친구가 플륫이 아니라 바이올린을 연주한다는 것을 알고 바꾸고 싶었지만 동시에 악기를 얻은지 얼마 되지 않아..

엄청 우스운 말이지만 내 인생 전체를 통틀어 형성된 내 성격은 사람을 좋아하면서도 꺼리는 것이다. 살아오면서 긍정적인 관계보다 부정적인 관계를 형성한 적이 더 많아서 그런걸까 인간불신이 생겨버린지 오래다. 심할때는 약한 공황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음..되게 심각한 것 같지만 의외로 어울릴 땐 어울린다. 상담선생님은 내가 어릴때부터 불안한 가족관계 (불안정한 애착관계)를 맺고 성장의 과정마다 배신과 상처를 받아서 형성된 성질이라고 하셨다. 그래서 항상 만성 불안에 시달리고 성인이 되자 터져버린 것이라고 하셨다. 현재까지 성장해온 발자취를 더듬어가 보면 나의 어린 시절은 불안정했고 청소년기엔 우울과 분노로 뒤덥혀 있었고 20대 초반은 불신으로 가득차 있었다. 이곳에서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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